개발이 재밌는데 손이 안 움직인다 - 개발자 나태함의 정체
개발이 재밌는데 손이 안 움직인다
문제의 시작
개발이 싫어진 건 아니다. 오히려 재밌다.
근데 이상한 게 있다. 개발할 건에 대한 생각은 머리속으로 막 떠오르고 설계도 가능한데… 실행할 손가락이 안 움직인다.
예전에는 혼자서도 뚝딱뚝딱 개발하는 게 좋았다. 뭔가 만들어 나가는 과정 자체가 재밌었으니까. 근데 요즘은 혼자 하면 속도가 안 난다.
이게 뭔 현상이지?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아마 경험이 쌓이면서 생긴 부작용 같다.
예전에는 몰라서 무작정 코드부터 짰다. 일단 돌아가게 만들고, 안 되면 고치고, 또 안 되면 또 고치고. 그 과정이 재밌었던 거다.
근데 지금은? 머리속에서 이미 설계가 끝나버린다. 어떤 기술 쓰고, 어떤 구조로 잡고, 어디서 문제가 생길지까지 예측이 된다. 그러니까 “이미 아는 걸 왜 또 손으로 쳐야 하지?”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꼰대가 되어가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스스로한테 물어본다. 이제 꼬대가 되어가는 건가?
“그거 그렇게 하면 안 돼” 소리는 아직 안 하지만, 직접 코드 치는 게 귀찮아지기 시작했다면 뭔가 경고 신호인 것 같기도 하다.
나름의 해결책
완벽한 해결책은 아직 없다. 근데 나름 효과가 있었던 건 이거다.
새로운 기술 스택을 일부러 끼워 넣는 것.
익숙한 기술로만 하면 머리속에서 다 끝나버리니까, 일부러 안 써본 기술을 하나씩 섞어 넣으면 다시 “삽질하는 재미”가 살아난다. 모르는 게 생기면 검색하게 되고, 검색하다 보면 코드를 치게 되고, 치다 보면 어느새 몰입하고 있더라.
결국 개발자의 나태함은 “다 아는 것 같은 착각”에서 오는 거 아닌가 싶다. 아직 모르는 게 산더미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