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인생 20년 만에 AI로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개발 인생 20년 만에
순수 AI로 웹사이트를 만들다
개발을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다.
제로보드 시절부터 시작해서 PHP, MySQL, jQuery… 그때부터 지금까지 코드를 한 줄 한 줄 직접 쳐왔다. 새벽까지 디버깅하고, 서버 장애 나면 달려가고, 하드디스크 고장 나면 눈물 머금고 복구하고.
근데 최근에 순수하게 AI한테만 시켜서 웹사이트 하나를 완성했다. 내가 직접 코드를 친 건 거의 없다. AI한테 “이런 사이트 만들어줘”라고 말하고, 수정 사항을 지시하고, 결과물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20년 전의 나한테 이 이야기를 하면 믿을까?
감회가 묘하다
솔직히 감회가 묘하다.
한편으로는 “세상이 이렇게까지 왔구나” 하는 감탄. AI가 코드를 짜는 시대가 진짜 왔다.
다른 한편으로는 약간의 허무함. 20년간 갈고닦은 코딩 스킬이 앞으로는 덜 중요해지는 건 아닐까. 내가 밤새 머리 싸매고 고민했던 문제들을 AI가 몇 초 만에 해결하는 걸 보면 좀 씁쓸하긴 하다.
근데 20년이 헛되진 않았다
AI에게 개발을 잘 시키는 법에서도 썼지만, AI를 잘 쓰려면 개발을 알아야 한다.
AI한테 웹사이트를 만들게 했을 때, 20년 경력이 큰 도움이 됐다. AI가 만든 코드의 문제점이 보인다. 성능 이슈가 생길 부분을 미리 잡아낼 수 있다. 아키텍처가 이상하면 수정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20년 경력자가 AI를 쓰는 것과 입문자가 AI를 쓰는 건 결과물이 확연히 다르다. 경험이 AI를 더 잘 쓰게 해준다.
이 시대에 개발자의 역할
코드를 직접 타이핑하는 비중은 줄어들겠지만, 개발자가 필요 없어지진 않을 거다.
오히려 역할이 바뀌는 거다. 코더에서 아키텍트로. 타이피스트에서 감독관으로. 직접 벽돌을 쌓는 사람에서 설계도를 그리는 사람으로.
처음 개발에 나태해지는 걸 느꼈을 때는 “코드를 안 치게 되는 게 문제”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제는 코드를 덜 치는 게 자연스러운 진화인 것 같다.
20년간의 경험이 이제는 “좋은 코드를 직접 쓰는 능력”이 아니라 “좋은 코드인지 판단하는 능력”으로 쓰인다. 그것도 나쁘지 않다.